기후경제저널

전 정부 책임론 여야 공방 맹공

“10MW 피하려고 쪼갰나”…국감장 달궈

김영민기자 | 기사입력 2026/10/07 [10:38]

전 정부 책임론 여야 공방 맹공

“10MW 피하려고 쪼갰나”…국감장 달궈

김영민기자 | 입력 : 2026/10/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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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데이터센터·전력망·환경범죄 등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첫날…이재명 정부 정책 점수 나와

3대 메가프로젝트부터 불법 성복토·석포제련·수질까지 난타

전력망 73조원 재원·탈석탄·국산 태양광 경쟁력 집중 추궁

[기후경제저널=김영민기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2026년도 국정감사 첫날인 6일. 국회 회의장에는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야 의원들은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상대로 3대 메가프로젝트의 전력·용수 확보 문제에서부터 탈석탄 정책, 태양광 산업 경쟁력, 환경범죄 수사체계, 산업폐기물 불법 성복토, 석포제련소 문제, 낙동강 식수원까지 쉴 틈 없이 질의를 이어갔다.

 

이날 국감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맞물린 전력망 구축 비용 73조원과 재원 마련 문제,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이른바 '10MW 규제 회피용 쪼개기' 의혹이 강하게 부각됐다.

 

환경·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도 선명했다. 전 정부의 원전·재생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가 하면, 환경범죄 수사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여야 모두 제도 공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GPU가 두뇌라면 HBM은 심장…전력은 혈액"

 

이날 국감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분야 가운데 하나는 AI 시대의 전력망이었다.

 

김 장관에게 "GPU가 두뇌라면 HBM은 심장이고, 전력은 결국 혈액 아니냐"며 AI 산업을 뒷받침할 전력망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송전망 건설에 약 73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제는 재원이었다.

 

한국전력의 부채가 이미 2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한전에 막대한 송전망 투자 부담을 계속 지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장관은 에너지 대전환 과정에서 전력망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등을 통해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국민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의원은 한전채 발행에 의존할 경우 금융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전기요금 선납제’의 법제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전력 수요 기업들이 전력 인프라 구축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의 민관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관 역시 기업의 선납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재생에너지냐 원전이냐…국감장서 다시 불붙은 에너지 논쟁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거셌다. 여당 의원은 전 정부가 원전 중심 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국내 태양광 모듈 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한화큐셀 음성공장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까지 발생했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야당에서는 "왜 윤석열 정부 탓을 하느냐"며 역공을 폈다.

 

태양광 제조업의 가동률을 둘러싼 수치까지 제시되면서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장관은 국산 태양광 산업을 장려하고 인버터 등 핵심 기자재의 국내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울주 불법 폐기물…"왜 아직도 처리가 안 됐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질의에서는 울산 울주군 내화리 불법 폐기물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역 주민들이 수차례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울주군이 폐기물 처리 예산까지 마련했지만 집행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울주군에 보낸 공문을 직접 확인한 결과, 농지법에 따른 행정대집행도 가능하고 사회통념상 폐기물로 인정할 만한 실체가 있다면 폐기물관리법 적용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장관에게 사실상 두 가지 법적 조치가 모두 가능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장관은 해당 사안을 보고받았다면서도 법 적용에 대한 최종 판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의원은 "기후부 공문 때문에 처리가 늦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며 신속한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기후부 장관은 "기후부의 답변 때문에 처리가 안 되는 일이 없도록 곧바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국감장에서는 주민 피해가 계속되는 사안인 만큼 행정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를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상발전기 41GW…비상용인데 전기료 절감에 사용?"

 

이날 국감에서는 상대적으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비상용 디젤발전기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태선 의원은 국내 비상용 발전기 규모가 약 41GW에 이른다며 원전 설비 규모와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상당수 비상용 발전기가 디젤 방식이라는 점이다.

 

디젤발전기는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정부가 전국적으로 몇 대가 실제 가동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의원의 주장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비상용 발전기가 말 그대로 ‘비상시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해 비상발전기를 활용해 최대수요전력을 낮추는 이른바 피크 절감 방식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경북 고령의 사례를 들었다.

 

특정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발전기를 가동함으로써 2018년부터 23년까지 약 1억8천만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했다고 홍보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사례는 지방재정 건전화 관련 포럼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잠자는 비상발전기가 돈이 된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업체나 기관을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비상발전기에 대한 명확한 관리 기준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질타했다.

 

장관은 해외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환경범죄, 중대범죄인가"…석포제련소 놓고 수사체계 논쟁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환경범죄 수사체계의 공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환경범죄가 사회적 피해 규모와 장기적 영향을 고려할 때 중대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검찰 수사체계 개편 이후 환경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 체계가 제대로 준비됐는지를 장관에게 물었다.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사건을 거론하며 환경사건에 대한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경우 피해자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환경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특정하기 어렵고 피해가 장기간 누적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적인 범죄보다 더욱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경부 산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수사 역량과 검찰 수사체계 변화에 따른 공소유지 문제, 현재 진행 중인 환경사건 처리 방안 등을 이번 국감 기간 내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장관은 관련 제도 변화와 특사경·검찰 간 기존 협력체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고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환경 사건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검토하겠다'는 답변만으로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며 장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데이터센터 10MW 바로 아래 몰려…"전형적 쪼개기"

 

이날 국감의 또 다른 뜨거운 감자는 수도권 데이터센터였다.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과 가산동 일대에 신청된 데이터센터를 거론하며 10MW 사전 전력영향평가 기준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가능성을 집중 추궁했다.

 

현재 일정 규모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사전 전력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서는 데이터센터 신청 규모가 9.6MW, 9MW, 9MW, 10MW 미만 등으로 10MW 기준 바로 아래에 집중돼 있었다.

 

최 의원은 이를 두고 "전형적인 쪼개기"라고 지적했다.

 

장관 역시 10MW 이상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에 대한 사전 절차를 피하기 위해 규모를 축소해 신청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특히 각각의 신청 주체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자 또는 같은 목적을 가진 집단일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최 의원은 "개별적으로는 10MW가 안 되지만 주민들이 보기에는 합쳐서 20MW에 가까운 하나의 데이터센터로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제도의 허점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관은 이른바 '쪼개기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규정 회피 목적이라면 위법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별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국감장에서 '10MW 바로 아래로 신청이 몰리는 현상'을 놓고 정부가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낙동강 식수 문제 20년째 제자리"…부산·경남 물 문제도 도마

 

낙동강 하류 부산·경남지역 식수원 문제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김정호 기후환노위원장은 낙동강 하류 식수 문제가 2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과거 남강·합천댐을 활용하는 방안부터 합천 복류수, 함안 강변여과수 등 다양한 대책이 추진됐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번번이 난항을 겪었다.

 

김 장관은 낙동강 수질 개선과 식수원 확보를 위해 복류수 방식과 정수장 기능 강화 등을 결합한 3중 필터 방식의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질의 과정에서 낙동강 수질 문제의 근본 원인이 단순한 정수 기술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도 확인됐다.

 

낙동강 수계에는 다수의 폐수배출업소가 있고 산업단지에서 상당한 양의 폐수가 유입되고 있는 만큼, 중금속·화학물질·조류독소 등의 원천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류와 본류로 유입되는 생활하수·축산폐수·농업폐수 등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와 폐수처리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후부 장관도 산업단지 폐수처리 기준을 강화하고 비점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 보 7곳…"홍수기 열고 갈수기 유지수 확보"

 

4대강 재자연화와 낙동강 보 운영 문제도 다시 등장했다.

 

김정호 기후에너지환노위원장은 낙동강 7개 보를 무조건 개방하거나 해체하는 방식보다 홍수기와 갈수기의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상예보를 활용해 홍수기에는 수문을 신속하게 열어 물을 방류하고, 홍수가 지나간 뒤에는 다시 수위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겨울철이나 갈수기에는 필요한 만큼 유지수를 확보하는 스마트한 물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성환 장관은 취·양수장 개선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보의 탄력적 개방·운영이 가능하다며 2028년까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날부터 드러난 국감 핵심…"규제와 현실 사이"

 

2026년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국감 첫날은 단순한 정책 질의를 넘어 AI 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용수 확보와 환경규제의 충돌,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경쟁력 사이의 균형, 환경범죄 수사체계 변화에 따른 공백, 생활환경과 직결된 폐기물·수질 문제가 한꺼번에 쟁점으로 떠오른 자리였다.

 

데이터센터 ‘쪼개기’ 논란을 꺼내든 야당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AI 산업 확대 과정에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기존의 획일적인 규제 기준만으로는 현실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전력망 73조원 투자 역시 국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인지,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해야 하는지 논쟁의 불씨를 남겼다.

 

전국적으로 농토를 망치는 불법 폐기물 성복토 관리에 따른 법적 강화와 비상용 디젤발전기 문제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만드는지를 보여줬다.

 

석포제련소와 환경범죄 수사체계 논쟁에서는 검찰 수사체계 개편이라는 형사사법의 변화가 환경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후속 검증이 예고됐다.

 

그리고 낙동강 식수 문제는 여전히 20년째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국감 첫날부터 여야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와 증인 채택 요구가 이어지면서 향후 종합국감까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전력·용수 확보, 탈석탄, 석포제련소, 불법 성복토, 환경범죄처벌강화, 노동자 안전, 낙동강 수질, 태양광·인버터 국산화 등이 주요 쟁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감장은 조용해졌지만, 이날 쏟아진 질문 가운데 상당수는 장관의 답변대로라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검토하겠다"는 기후부 장관 답변이 실제 제도 개선과 현장 조치로 이어질지, 여야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의 기후 및 에너지, 환경정책 국정과제의 방향키가 2026년 국정감사의 후반부가 주목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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